온 카와라는 우리 사회가 시간의 흐름의 모호함을 날짜를 통해 구체화하는 것에 흥미를 느꼈고 그것을 두 권의 책, One Million Years를 통해 보여준다.
1권 <과거>는 기원전 998,031년부터 1969년까지를 기록해, 살다가 죽은 모든 자를 위해 헌정되고 있으며, 2권 <미래>는 최후의 일인을 위해 헌정되어 1969년부터 시작해 100만 1992년에 끝난다. 각각의 페이지는 500년을 담고 있어 한 인간의 삶이 이 책에서는 고작 한 페이지도 되지 않으며 인류의 역사도 한 챕터에 불과한 셈이다.
이 두 권 안에 담긴 2백만 년을 모두 소리 내 읽는 데에는 꼬박 100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작가의 요청으로 이 책들은 세계 곳곳에서 소리 내 읽혔으며, 그 녹음 또한 작가의 설치작업의 일환이었다. 이 책을 읽는 행위는 한 시간의 리딩으로 수백 년을 읽어나갈 수 있고, 본인이 살지 않은 세월을 소리 내 읽어나가는 경험을 통해 그 시간을 상상할 수 있는 신비한 경험을 제공한다.
작가는 이러한 다양한 방식의 작업을 통해 시간이라는 개념을 확장, 수축시키고 녹여냈다가 굳히며 형태화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