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manent Exhibition


상설전은 컬렉션 미술관인 구하우스의 소장품으로 이루어진 전시로, ‘집 같은 미술관’을 컨셉으로 미술과 디자인 작품들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작가의 회화, 조각, 사진,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컨템포러리 작품과 더불어 가구와 조명, 거울 등 디자인 작품들이 일상 생활 공간 같은 전시장에서 어우러져 펼쳐집니다.

장-피에르 레이노, Pot Jaune, 1968~2004, Painted resin, 100 × 90 cm

시멘트로 속이 메워진 장 피에르 레이노의 화분에는 식물이 자라지 않는다. 유년 시절 제2차 세계대전으로 아버지를 잃은 경험으로, 전쟁 전후의 암울함과 슬픔, 분노를 시멘트로 속을 메운 화분으로 표현하였다.

더 이상 꽃이 죽게 하지 않으려고 화분 안을 아예 시멘트로 채워 넣는 것은 죽음을 거부하기 위해서 생명 자체를 차단하는 것이다. 작가는 이렇게 일상적인 오브제를 상징적인 불멸체로 만듦으로써 삶과 죽음의 통찰을 보여준다.

작가의 화분은 닫혀 있고, 그래서 안에 아무것도 담을 수 없다. 사용할 수 없는 이 화분은 역설적으로, 쓸모없기 때문에 예술로서 의미가 있다. 특히 어린아이 장난감에서나 사용될 법한 컬러풀한 노랑 색상의 친숙한 화분이 관객의 키를 훌쩍 넘는 거대한 크기로 확대된 모습은 일상적 오브제로서의 편안함보다는 작가가 느낀 상실감을 강조하며 위압감을 준다.



장 피에르 레이노 Jean-Pierre Raynaud (1939~, 프랑스/France)


정규 과정의 미술 교육을 받지 않고 원예학교를 졸업한 이력을 가진 레이노는 전쟁의 아픔과 상실의 고통을 치유하고자 ‘화분’ 작품을 시작으로 작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