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Exhibition


Current Exhibition

10th 기획전   지구생활 보고서   2020. 5. 20 ~ 2020. 10. 4

ARTIST

정찬부   Chan-Boo Jung

정찬부 작가는 플라스틱 빨대를 이용하여 동물이나 식물, 무기물의 중간적인 형태를 창조한다. 그의 작업은 편하게 쓰고 버려지는 것들에 대한 철학적 시선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자본주의의 대량 생산물인 빨대를 사용하면서, 본래의 기능과 그 이면도 함께 고찰한다.

ARTWORK

정찬부, 피어나다, 2014-2018, 빨대 및 혼합재료, 가변크기

빨아들이고 내뱉는 데 쓰이는 빨대는 현대 사회에서 생산된 인공물이지만, 생명체의 기본 단위를 닮았다. 자연의 모든 생명체는 흡수와 배출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그의 이미지들은 사실성과 추상성, 생명체와 비생명체의 경계에 걸쳐 있는데, 자연 속에서 순환하고 진화하는 형태로서의 의미가 있다. 작가는 자신의 플라스틱 순환구조가 “자연물에서 무생물까지를 포함해 끊임없이 불멸하기를, 그리고 생명력을 내포하기를” 바란다. 작가는 물질과 물질의 경계 혹은 자연과 인공, 필요에 의한 생산과 소모 사이의 경계 등 간극을 조율하는 현대 사회에 관해 이야기한다.


작가의 ‘피어나다’ 시리즈는 속이 빈 가벼운 인공물인 빨대로 산세베리아의 길쭉한 나뭇잎, 돌, 작은 씨앗 등 자연물의 형태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특히 산세베리아는 공기정화 기능을 가진 식물로, 밤에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산소를 내뿜는다. 이는 작가가 주목한 빨대의 기능을 연상시킨다. 짧게 잘라 무수히 집적된 형태의 빨대는 마치 무한 증식하는 세포처럼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