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 가 명 소피 칼 (Sophie Calle, 1953~ , 프랑스)
작 품 명 Oú et Quand? Berck
제작연도 2004/2008
규격 Dimension Variable
재료/기법 print, text, frame, videoscreen, neon
작품유형 설치

프랑스 저술가, 사진작가, 설치미술가이자 개념미술가인 소피 칼(Sophie Calle)은 울리포(Oulipo)로 알려져 있는 1960년대 프랑스 문학 운동을 연상시키는 한편 일련의 임의적인 규칙을 사용하는 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예술과 관련된 정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작가는 독학으로 사진을 공부했다. 그녀의 작업은 종종 인간의 연약함을 이야기하면서 정체성과 내밀함에 대해 탐구한다. 낯선 이들을 쫓아 그들의 사적인 삶을 깊이 살펴보는 그녀의 작업 태도는 탐정의 활동을 연상시킨다. 소피 칼의 사진 작업은 그녀가 직접 쓴 텍스트가 적힌 패널을 포함하고 있어, 책의 형태로 출판되기도 한다.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 그들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정보를 제공해 준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 1979년 우연히 만난 한 남자의 일상생활을 파리에서 베니스까지 따라가며 사진으로 기록했다. 이렇게 기록된 사진과 텍스트를 같이 나열한 작품이 바로 소피 칼을 미술계에 알리기 시작한 ‘베니스의 추적 (Suite Venitienne)'(1979)이다. 베니스의 추적이 다큐멘터리적 성격이 강했다면, ‘잠자는 사람들 (Les Dormeurs)'(1980)은 예술적 성향이 강하게 드러나기 시작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그녀의 친구들, 그 친구들의 친구들 또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에게 전화로 자신의 침대에서 잠을 자기를 부탁하고, 그 사람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과 텍스트를 함께 전시한 작품이다.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Guggenheim Museum in Bilbao, Spain)에서 전시되었던 ‘그림자 (The Shadow)'(1981)는 사설탐정을 고용하여 소피 칼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일상생활을 기록하도록 한 프로젝트이다. 이에 대해 작가는 “나 자신의 존재에 대한 사진 증거”를 제공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하는데, 때때로 자신이 고용한 탐정을 앞서 나가 ‘관찰당하는 주체에게 기대되는 위치’를 전복시킨다. 또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경험한 것을 글로 기록했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작품의 관람자들로 하여금 사적인 것을 무단으로 침범하는 것에 동참하는 것 같은 불편한 느낌을 줌으로써, 관찰자의 역할이라는 것에 대해 질문한다. 결국 소피 칼의 작품에 사용된 다큐멘터리 증거의 인위적 성격은 ‘진실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하고 있는 것이다. 2007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출품한 ‘잘 지내 (Take Care of Yourself)’는 자신의 전 남자친구가 보낸 이메일의 마지막 문구에서 제목을 따온 것이다. 헤어지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메일의 마지막에 ‘잘 지내’라는 말이 의미하는 바를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진 107명의 여성들에 묻고 그 결과를 프랑스 관에 전시했다. 이렇게 소피 칼은 관람자 또는 자신의 지인들에게 자기 작품의 아이디어를 완성하도록 독려하고 초대하곤 한다. 이에 대해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예술감독이자 퐁피두 센터 큐레이터 크리스틴 마셀(Christine Macel)은 “소피 칼의 작업은 후기구조주의자들이 말하는 ‘저자의 죽음’을 거부한다. 그녀의 삶을 작업 속에 녹아들게 하는 일인칭 시점의 작가로서 작업하는 방식은 저자의 개념을 재정의 한다”고 평가한다.

‘어디로 그리고 언제? 베르크 (Oú et Quand? Berck)’ 역시 기록적 성격을 띠는 사진과 이와 연관된 텍스트로 구성된 작품이다. 자신의 삶의 이야기, 경험 등을 작품의 모티브로 삼아 마치 소설가가 된 듯 가상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예지인에게 미래를 따라 잡을 수 있게 예측해 달라는 부탁을 했지만, 2004년 5월 17일 베르크(Berck)로 가는 기차를 타라는 대답 밖에 듣지 못한 것을 시작으로 베르크로 가는 여정에서 만난 사람들 그들과 나눈 이야기들 사진 이미지와 함께 병치 시킨다. 여기서 관람자는 어디까지가 작가의 실제 경험이고 어디서부터 가상의 이야기 인지 구분할 수 없다. 이렇게 소피 칼은 자신의 삶을 소재의 근원으로 삼으면서 일상의 경험을 가상의 이야기로 만들거나 만들어진 인물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등 지속적으로 ‘진실’의 문제에 천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