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 가 명 엘스워스 켈리 (Ellsworth Kelly, 1923~2015, 미국)
작 품 명 Untitled
제작연도 1993
규격 54.6×45.6㎝
재료/기법 Lithograph on Arches
작품유형 회화

하드 에지(Hard-Edge), 색면 추상(Color Field), 미니멀리즘(Minimalism) 계열의 작업으로 분류되는 엘스워스 켈리(Ellsworth Kelly)는 작가의 정서적 측면이 강조되는 서정적 추상 보다는 단순하고 인위적인 형태의 기하학적 추상에 해당하는 회화, 조각, 판화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형태의 단순함과 밝은 색채의 사용은 켈리 작업에서 언제나 빠지지 않는 조형언어라 할 수 있다. 1940년대 중반 프랑스 파리에 머무르는 동안 존 케이지(John Cage), 머스 커닝햄(Merce Cunningham) 등과 만나 음악과 무용에 대한 안목을 키웠고, 프랑스 초현실주의자 장 아르프(Jean Arp)와 추상 조각가 브랑쿠지(Constantin Brancusi)가 몰입했던 자연의 형태를 최소한의 형태로 환원시키는 작업 방식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 이러한 ‘환원’, ‘단순화’, ‘추상화’의 방향으로 형태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방식은 이후 켈리 작업의 핵심이 되었다.

초기 작업에는 주로 구상적인 페인팅을 많이 발견할 수 있으나, 1949년 이후 추상 작업으로 선회했다. 1950년 제작된 는 물의 표면에서 번져나가는 빛의 움직임을 흑백의 직사각형 모양으로 표현한 것으로 점점 단순화되는 그의 조형 언어와 작업 방향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모네(Claude Monet)의 후기 작업에서 영감을 받는 이 시절 그는 원근법과 명암법 등의 규칙과 기준에서 해방된 모네의 자유에서 큰 영향을 받아, 커다란 스케일과 단색만을 사용한 모노크롬(monochrome)에 대한 실험을 지속했다. 1954년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단색조의 기하학적 추상 작업의 애드 라인하르트(Ad Raenhardt)의 전시 리뷰에 큰 흥미를 느끼게 된다.

1993년 작 Untitled는 엘스워스 켈리 특유의 ‘단순한 형태’와 ‘단색’ 이라는 조형 언어가 그대로 살아있는 작품이다. 하드 에지 계열로 분류되는 본 작품은 말 그대로 ‘딱딱한 가장자리’, ‘날카로운 가장자리’라는 의미를 그대로 시각화한다. 붓에 물감을 묻혀 칠할 때 남을 수 있는 붓 자국, 손이 움직인 흔적을 전혀 남기지 않고 마치 색종이를 오려 붙인 듯 한 형태는 선명한 녹색의 색감을 최대한로 살려주고 있다. 자연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극도로 제한된 형태는 브랑쿠지가 새의 형태를 최소한의 것으로 환원시킨 것에서 큰 영감을 받았던 것을 짐작케 한다.